남편이 작년 봄에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바꿨어요.
원래는 원금 보장형에 넣어 두었는데 수익률이 너무 낮다면서 주식형 상품 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남편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 그렇게 바꾸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는 바꾼 뒤에 말했어요. 자기 연금이니까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요.
처음 몇 달은 수익이 괜찮았습니다. 남편이 화면을 보여주면서 자랑도 했고요.
그런데 올해 들어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지금은 원금보다 천만 원 가까이 줄어 있습니다.
저는 그 돈이 우리 둘 노후 자금이라고 생각했어요. 남편 명의라도 결국 같이 쓸 돈이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운용 바꿀 때 꼭 상의하자고 했더니 남편이 기분 나빠합니다.
본인도 속상한데 책임 추궁하듯 말하지 말라고요.
제가 손실 금액을 물어본 날부터 남편은 연금 얘기만 나오면 방으로 들어가요.
남편 말에도 일리는 있어요. 원금 보장형만 고집했으면 물가도 못 따라갔을 거라는 말은 맞는 것 같아요.
아직 은퇴까지 15년 넘게 남았으니 기다리면 회복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요새는 저 혼자 몰래 화면을 확인하고 있어요.
그래도 이렇게 큰돈이 움직이는 일을 혼자 정한 건 서운합니다.
노후 자금 운용은 명의자가 정하는 게 맞을까요? 부부가 같이 정하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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