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적금 하나를 깨겠대.
삼 년 동안 매달 넣은 거.
그걸로 주식을 시작하겠다고.
이유는 단순해.
회사 사람들이 다 한다고.
가만히 있으면 혼자 손해 보는 기분이래.
근데 내 주변은 반대 얘기뿐이에요.
사촌오빠는 전세 자금 일부 넣었다가 반토막.
대학 동기는 남편 몰래 하다가 들켜서 아직 냉전 중.
같은 라인 사는 언니는 아예 그 얘기를 안 해요.
물어보면 웃기만 함.
그래서 하지 말자고 했지.
남편은 다 넣겠다는 게 아니래.
딱 절반만.
잃어도 생활엔 지장 없는 돈이라고.
공부도 했대.
밤마다 휴대폰으로 뭘 보던 게 그거였나 봐.
크게 벌 생각도 없대.
적금 이자보다만 나으면 된다고.
솔직히 남편 말이 틀린 건 아니야.
월급만으로 집 사기 힘든 거 나도 알아.
물가 오르는 만큼 통장 속 돈이 줄어드는 것도 알고.
그래도 무서워요.
잃은 사람들 표정을 너무 많이 봤거든.
우리 둘 다 월급쟁이라 한 번 크게 잃으면 메우는 데 몇 년은 걸려요.
남편이 손해 보고 나서 괜찮다고 웃을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어제는 남편이 그러더라.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하니까 잃을 일도 없지만 얻을 일도 없다고.
그 말이 좀 서운했어.
돈 문제로 이렇게 진지하게 부딪힌 건 처음이라 더 신경 쓰여요.
절반이라도 해보라고 하실 건가요?
아니면 끝까지 말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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