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2년 됐어.
아이는 없고 서로 크게 원수진 것도 없이 정리했어. 지금은 작은 집에서 고양이 한 마리랑 살고 있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 제일 편해.
퇴근하고 누구 눈치 안 보고 라면 끓여 먹고 주말엔 늦잠 자고. 명절에 어느 집 먼저 갈지 싸울 일도 없고. 통장도 내 맘대로 굴리고.
근데 주변 반응이 다 똑같아.
엄마는 아직 젊은데 좋은 사람 만나야지 하고 친구들은 소개해줄까 묻다가 내가 됐다 하면 표정이 짠해져. 아직 상처가 안 아물었구나 하는 그 표정 ㅋㅋ
회사 동료 하나는 대놓고 그러더라. 혼자 편한 건 지금뿐이고 나이 들면 외로워진다고.
그 말이 틀렸다고 단정은 못 하겠어. 나도 감기 몸살로 혼자 누워 있을 땐 좀 서럽거든. 죽 사다 줄 사람 하나 없는 게 이런 거구나 싶고.
그래도 그건 결혼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 같이 살아도 외로운 날은 외로웠으니까. 오히려 지금은 아플 때 친구한테 연락할 줄 알게 됐어. 결혼했을 땐 그것도 눈치 보였거든.
지금 내 마음은 진짜 괜찮은 건데 그걸 아무도 안 믿어주니까 그게 더 피곤해. 괜찮다고 하면 할수록 더 안쓰럽게 보는 느낌이야.
엄마한테는 그냥 웃어넘기는데 명절마다 같은 얘기 들으니까 이제 집에 가는 것도 좀 부담돼.
나 같은 돌싱 또 있지? 다시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거 괜찮다는 말 그대로 믿어주면 안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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