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수록 속이 끓어서 글 남겨요.
지난달에 남편 대학 동기가 가족 캠핑 간다고 우리 텐트를 빌려 갔어요. 작년 봄에 큰맘 먹고 산 거라 저는 좀 망설였는데 남편이 제일 친한 친구라며 그냥 빌려줬어요.
그런데 돌려받은 날 펼쳐 보니 폴대 하나가 휘어 있고 바닥 천에 구멍이 두 군데 나 있더라고요.. 흙도 그대로 묻어 있었고요.
남편이 넌지시 물어보니 그 친구가 '원래 좀 낡았던 거 아니야? 우린 조심해서 썼는데' 이랬대요.
두 번 쓴 텐트가 낡긴 뭐가 낡아..
저는 수리비 반이라도 받자고 했어요. 폴대만 새로 사도 몇 만 원이고 바닥 천은 따로 맡겨야 하거든요.
남편 생각은 달라요. 이십 년 친구랑 텐트 하나로 얼굴 붉히기 싫대요. 우리가 고쳐 쓰고 다음부터 안 빌려주면 그만이라고.
남편 말도 이해는 가요. 그 친구가 우리 이사할 때 하루 종일 짐 날라주고 애들 돌 때마다 챙겨준 사람이긴 하거든요.
근데 빌려 간 사람이 먼저 미안하다고 하는 게 순서 아닌가요? 사과 한마디 없이 원래 낡았다는 말이 제일 열받아요..
남편은 제가 돈 얘기 꺼내면 자기만 쪼잔한 사람 된다고 질색하고요. 저 혼자 속 끓이는 중이에요.
수리비 얘기 꺼내도 되는 거 맞죠? 아니면 친구 사이엔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는 게 맞을까요?
댓글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