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작년부터 조기 은퇴에 꽂혔어.
마흔 되기 전에 회사 그만두고 투자 수익으로 살겠다는 계획이야.
회사에 마흔 조금 넘어서 그만둔 선배가 있는데 그 얘기 듣고 불이 붙었대.
처음엔 나도 응원했다.
둘 다 회사 일에 지쳐 있었으니까.
문제는 절약 강도.
외식은 한 달에 한 번.
여행은 당분간 보류.
경조사비도 최소로 하자는 거야.
친구 결혼식 축의금 금액 가지고도 한참 얘기했어.
지난달 내 생일엔 케이크 대신 편의점 빵에 초 하나 꽂았고.
남편은 웃자고 한 건데 나는 좀 울컥하더라.
남편은 10년만 참으면 남은 인생이 자유라고 말한다.
매달 얼마씩 넣으면 몇 년 뒤에 얼마가 된다는 표까지 뽑아서 보여줬어.
나는 그 10년이 너무 길게 느껴져.
30대를 통째로 참기만 하다 끝날 것 같아..
계산대로 안 되면 어떡해?
시장이 나쁘면 은퇴 시점은 계속 밀릴 거잖아.
남편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월급만으로는 집 하나 사기도 빠듯한 게 현실이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지금처럼 모으기 더 힘들다는 것도 알아.
그래서 중간을 찾자고 했어.
저축률은 지키되 한 달에 한 번은 하고 싶은 거 하자고.
남편은 그러면 목표가 3년 늦어진다고 한다.
친구들 의견도 남편이 너무하다는 쪽이랑 대단하다는 쪽으로 반반이야.
다들 이런 계획이면 같이 허리띠 졸라맬 수 있어?
아니면 지금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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