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얘기를 하나 해보려 합니다.
대학 동기 중에 투자 공부를 오래 한 친구가 있습니다.
작년 봄에 그 친구가 한 종목을 꼭 사라고 했습니다..
본인도 크게 들어갔다며 정리한 자료까지 보내주더군요.
저는 주식을 거의 몰랐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가 몇 년 동안 수익 낸 걸 옆에서 봐왔기에 모아둔 돈 일부를 넣었습니다.
처음 두 달은 좋았습니다. 그다음부터 계속 내려가더니 지금은 반 토막입니다..
아이 학원비로 쓰려던 돈이라 더 속이 쓰립니다.
문제는 그 뒤의 일입니다.
친구는 자기도 손해 봤다고 하면서 투자는 각자 책임이라고 하더군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결정은 제가 했으니까요.
그런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는 게 자꾸 걸립니다..
모임에서 다른 종목 얘기를 신나게 하는 걸 보면 더 그렇습니다.
아내는 그냥 공부 비용 냈다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친구 잃는 게 돈 잃는 것보다 더 크다고요.
저도 머리로는 압니다.
근데 같이 술 한잔할 때마다 속에서 뭔가 올라옵니다..
친구 입장도 생각해봤습니다.
본인도 같이 잃었는데 사과까지 하면 책임을 인정하는 꼴이 되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죠.
좋은 뜻으로 알려준 건데 결과가 나빴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저라도 반대 입장이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을 것 같습니다.
추천해준 친구가 사과할 일입니까? 제가 속 좁은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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