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셋인데 큰형이 고등학교 선생님이야.
어릴 때부터 맏이 노릇을 진짜 잘했어. 숙제 봐주고 싸우면 말리고.
그건 지금도 고마워.
셋 다 큰 사고 없이 큰 게 형 덕이라고 부모님도 늘 말씀하셔.
문제는 다 큰 지금도 그 모드가 안 꺼진다는 거..
명절에 모이면 막내 이직 얘기에 바로 장단점 정리 들어감.
내 적금 얘기 나오면 금리 비교표를 폰으로 보여줌 ㅋㅋ
처음엔 웃겼는데 막내는 요새 형 오는 날 일부러 늦게 와.
어제 단톡에 막내가 형은 우리가 아직 학생인 줄 안다고 써버렸어.
형은 한참 답이 없다가 짧게 알겠다고만 함.
그 뒤로 조용한데 그게 더 신경 쓰여..
형수님 말로는 집에서도 한숨만 쉰대.
형 입장도 알아.
부모님이 일찍 일 나가셔서 형이 거의 우리를 키우다시피 했거든.
걱정되니까 그러는 거고 실제로 형 말 들어서 손해 본 적도 별로 없어.
막내 입장도 알아.
서른 넘어서까지 숙제 검사받는 기분이면 숨 막히지.
본인 일은 본인이 알아서 하고 싶은 나이잖아.
중간에 낀 나는 형한테 연락해서 풀어줘야 하나 싶은데
막내 편 드는 것처럼 보일까 봐 망설여져.
그렇다고 둘이 알아서 하라고 두자니 명절이 벌써 걱정이고.
이럴 때 형한테 먼저 말 거는 게 맞아?
아니면 막내가 직접 풀게 두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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