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외할아버지 장례를 치렀어요.
둘째 날 저녁에 할아버지랑 오십 년 넘게 친구로 지내신 어르신이 오셨습니다.
영정 사진 앞에서 한참 서 계시더니 갑자기 큰 소리로 먼저 가서 좋겠다 이 영감아 거기선 술값 네가 내라 하시는 거예요.
순간 조문객들이 다 얼어붙었어요.
외삼촌은 얼굴이 굳으셔서 어르신을 밖으로 모시고 나갔고요.
사촌 동생은 상갓집에서 저게 무슨 막말이냐고 화를 냈습니다.
근데 저는 그 말 듣고 좀 울컥했어요.
두 분이 평생 그렇게 투닥거리면서 지내신 걸 알거든요.
할아버지 살아 계셨으면 껄껄 웃으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엄마도 나중에 저분 나름의 인사였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도 다른 가족들 마음은 또 다르잖아요.
슬픔에 빠져 있는데 웃자고 하는 말이 상처가 될 수도 있고요.
장례식장에서 이런 농담은 실례인가요?
아니면 오랜 친구라면 그렇게 보내드릴 수도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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