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한 회사 8년 차임.
연봉은 남들 보기엔 괜찮은 편.
근데 부모님 도움은 없고 오히려 매달 조금씩 보내드림.
모은 돈 털고 대출 최대로 받으면 외곽 구축 아파트 하나는 살 수 있음.
출근은 편도 한 시간 반.
지금은 회사 앞 원룸 월세라 십 분이면 출근함.
퇴근하고 운동 가는 게 유일한 낙인데 그것도 이 거리 덕분임.
동기들 보면 딱 갈림.
부모님이 보태준 애들은 이미 역 근처에 자리 잡았고
그런 거 없는 애들은 나처럼 계산기만 두드리는 중.
여자친구는 일단 사라는 쪽.
본인 부모님도 그렇게 버텨서 지금 편하게 사신다고.
월세는 그냥 버리는 돈이고 집값 더 오르면 영영 못 산다고.
나는 대출 이자 내고 나면 생활이 너무 빠듯해짐.
출퇴근 세 시간이면 운동이고 공부고 다 끝일 것 같음.
부모님 쪽에 갑자기 돈 들어갈 일 생기면 버틸 자신도 없고.
여자친구 말이 틀린 건 아님.
몇 년 전에 그때 살걸 하고 후회하는 선배들 얘기도 많이 들었음.
근데 지금 내 하루를 통째로 갈아 넣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집이 있어야 결혼 얘기도 편해진다는 말에 또 흔들림.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 어떻게 했음?
지금 영끌해서 사는 게 맞음 아니면 회사 앞에서 더 모으는 게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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