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옆 차 뒷범퍼를 살짝 긁었다.
손톱만 한 흠집이었다.
가까이 가서 봐야 보일 정도였다.
내 잘못이 맞으니 바로 차주에게 연락했고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차주는 비싼 수입차라 부분 도색은 안 된다고 했다.
범퍼를 통째로 갈아야 하고 수리 기간 동안 같은 급 차를 빌려야 한다고 했다.
나중에 받은 견적은 내 차 값의 절반 가까이 됐다.
빌리는 차 비용까지 합치면 금액은 더 커진다.
솔직히 억울했다.
흠집은 광택만 내도 지워질 것 같았다.
정비소 하는 친구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그 정도면 부분 수리로 충분하다고 했다.
아내는 그래도 보험으로 처리하면 되는데 왜 속을 끓이냐고 했다.
보험료 오르는 건 몇 년 나눠 내면 된다는 거다.
괜히 실랑이하다가 일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차주 입장도 아예 모르는 건 아니다.
새로 뽑은 지 석 달 된 차라고 했다.
전화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중했다.
오래 돈 모아서 산 차가 남 때문에 상처 났으니 제대로 고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된다.
중고로 팔 때 수리 이력이 남는 것도 신경 쓰인다고 했다.
그래도 이 정도 흠집에 범퍼 교체까지 해주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보험사 담당자는 협의해보겠다고만 했다.
차주는 하루에 한 번씩 진행 상황을 묻는 문자를 보낸다.
이 일 때문에 일주일째 잠을 설치고 있다.
이럴 때 그냥 요구대로 해주는 게 맞나?
아니면 끝까지 협의해보는 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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