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 창고 정리하다가 상자 하나 열었는데 아빠 이십 대 때 일기장이 나왔음.
표지에 연도 적혀 있고 다섯 권 정도 됨.
아빠는 지금 지방 출장 중이라 모르심.
동생은 무조건 읽자고 함.
엄마 만나기 전 얘기도 있을 거고 우리가 모르는 아빠가 있을 거라고.
어차피 버리려고 창고에 둔 거니까 괜찮다는 논리.
벌써 첫 장은 펼쳐봤다고 함.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알아서 하라며 웃기만 하심.
나는 좀 망설여짐.
남의 일기는 가족이어도 선 넘는 거 같고.
읽다가 알면 안 되는 걸 알게 되면 아빠 얼굴 어떻게 봄.
근데 솔직히 궁금하긴 함.
젊을 때 아빠가 무슨 꿈이 있었는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거든.
아빠한테 먼저 물어보는 게 맞아?
아니면 그냥 상자 닫고 모른 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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