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부터 모은 만화책 전권 세트.
이사 다닐 때도 박스째 들고 다닌 내 보물.
지난 주말 언니가 여섯 살 조카 데리고 놀러 옴.
잠깐 설거지하는 사이 너무 조용하길래 봤더니 책장 앞에 앉아 있는 조카.
주인공 얼굴마다 볼펜으로 그린 수염이랑 안경.
세 권 정도.
표정 관리가 안 됐는지 조카가 울기 시작했고 언니는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왜 그렇게 정색하냐는 반응.
새로 사라고 돈 보내겠다는 말도 했는데 이미 절판된 판이라 똑같은 건 못 구하는 상황.
언니 입장도 이해는 됨.
애가 알고 그런 것도 아니고 손 닿는 데 책을 둔 것도 나니까.
근데 미안하다는 말보다 정색하지 말라는 말이 먼저 나온 게 계속 걸림.
이 정도면 서운한 게 정상?
아니면 애 상대로 내가 너무 진지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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