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저녁 먹고 엄마랑 드라마 한 편 보는 게 거의 의식임.
이번에 새로 시작한 드라마가 간병 얘기를 정면으로 다루더라. 아픈 아버지를 자식들이 돌아가며 모시다가 형제끼리 다 틀어지는 내용..
나는 1화부터 완전 빠졌어. 이런 얘기를 누가 꺼내주는 것 자체가 반갑더라고. 대사 하나하나가 현실적이라 보면서 몇 번을 멈췄는지 몰라.
근데 엄마는 2화 중간에 리모컨을 드셨어.
외할머니 마지막 몇 년을 엄마가 거의 혼자 모셨거든. 그때 이모들이랑 크게 싸운 것도 나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엄마가 그러시더라. 하루 종일 일하고 와서 그걸 또 보고 싶진 않다고..
그 마음 모르는 거 아님. 나도 보다가 엄마 눈치 보이긴 했어요.
근데 내 입장에선 엄마랑 같이 봐야 의미가 있는 드라마 같았거든. 그때 얘기를 엄마랑 한 번도 제대로 못 해봤으니까.
그래서 조심스럽게 같이 끝까지 보면 안 되냐고 했다가 분위기 싸해졌음.
엄마는 넌 그때 어려서 모른다고 하셨고 나는 그러니까 지금 알고 싶은 거라고 했고..
결국 그날은 각자 방으로 들어감.. 그 뒤로 거실 텔레비전은 예능만 틀어져 있어.
지금은 혼자 방에서 몰래 보는 중인데 이게 맞나 싶음.
드라마가 이렇게 무거운 현실 문제를 다루는 거 다들 어떻게 봐? 같이 보는 가족이 힘들어하면 그냥 접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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