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랑 산 지 일 년 됐어.
성격도 잘 맞고 집안일도 나눠서 잘하는 편이야.
근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어.
얘가 동네 균일가 생활용품점을 너무 좋아해.
퇴근길에 들르면 꼭 한 봉지씩 들고 와.
수납 바구니나 귀여운 컵, 실리콘 뚜껑이나 향초 같은 거.
하나에 몇천 원이니까 부담 없다는 게 얘 논리야.
문제는 그게 쌓인다는 거지.
신발장 위에 바구니가 다섯 개 겹쳐 있고 싱크대 서랍엔 똑같은 집게만 세 묶음 있음.
지난주엔 거실 선반 정리해준다고 칸막이를 사 왔는데 그 칸막이 넣을 자리가 없어서 결국 바닥에 둠.
공용 공간이라 내 눈에도 계속 보이니까 답답하더라.
청소할 때마다 그 물건들 들었다 놨다 하는 것도 일이고.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했어.
사는 건 네 자유인데 거실이랑 주방에는 그만 늘리자고.
그랬더니 좀 서운해하는 눈치였어.
자기는 하루 버티는 낙이 그거고 비싼 거 사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고.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라서 할 말이 없어지더라.
내가 쓰는 샴푸 하나 값이 얘가 한 달 동안 사 오는 거랑 비슷할 수도 있음.
결국 지금은 둘 다 어정쩡하게 눈치만 보는 중.
나는 공간 문제를 말한 건데 얘는 취미를 막는다고 받아들인 것 같아.
이런 건 각자 방에만 두기로 정하면 될까?
아니면 소소한 낙인데 그냥 넘어가 주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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