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반찬가게를 한 지 8년째예요.. 처음 몇 년은 둘이 손이 모자랄 만큼 바빴는데 재작년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재료값은 오르는데 가격은 못 올리고.. 지난달엔 둘이 하루 열네 시간씩 일하고 손에 쥔 게 직장 다닐 때 한 사람 월급보다 적었어요. 아침에 셔터 올릴 때마다 한숨부터 나와요..
남편은 이제 그만하자고 해요. 몸 상하기 전에 접고 자기는 아는 분 공장에 들어가겠다고요. 허리 디스크가 도진 것도 맞고 밤마다 끙끙 앓는 소리 듣는 것도 마음이 아파요.. 가게 문 닫은 뒤에도 장부 붙잡고 있는 저를 보면서 이러다 둘 다 쓰러진다고 하더라고요. 남편 말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거 저도 알아요.
그런데 저는 아직 미련이 남아요.. 단골 어르신들이 제 김치 아니면 못 먹겠다고 하시는 것도 그렇고 권리금도 거의 못 받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지금 접으면 그냥 다 날리는 기분이에요. 가게 차릴 때 친정에서 빌린 돈도 아직 다 못 갚았어요. 반찬 정기 배달을 새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은데 남편은 그것도 결국 몸 갈아 넣는 거라고 해요.. 배달까지 하려면 새벽 네 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그걸 몇 년이나 버티겠냐고요. 저도 그 말에는 대꾸를 못 했어요. 어젯밤엔 이 얘기를 하다가 처음으로 서로 언성을 높였어요.
장사 오래 해보신 분들은 그만둘 때를 어떻게 정하셨어요? 버티다 살아난 분도 있고 빨리 접어서 다행이었다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접는 게 맞을까요 조금 더 해보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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