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아저씨랑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인사한 건 이사 온 첫 주였어요.
퇴근 시간이 비슷해서 자주 마주쳤거든요.
어느 날 택배를 대신 받아주셔서 고맙다고 귤 한 봉지 드렸어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다음 날 아저씨가 김치를 한 통 주셨고 저는 또 뭘 드려야 하나 고민하다 빵을 사 드렸어요.
그러니까 이번엔 직접 끓인 곰국이 왔어요.
주고받다 보니 이제 거의 매일 현관 앞에 뭐가 걸려 있어요.
제가 출근할 때 문 열리는 소리 나면 아저씨도 나오셔서 잘 다녀오라고 하세요.
주말엔 같이 등산 가자는 말씀까지 하시고요.
나쁜 분은 절대 아니에요.
혼자 사셔서 말벗이 반가우신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저는 퇴근하면 조용히 쉬고 싶은 사람이라 조금 부담스러워요.
처음엔 정겹다 싶었는데 요새는 문 열기 전에 귀부터 기울이게 돼요.
받기만 하는 것도 마음 불편하고 계속 갚자니 끝이 안 나고요.
여자친구는 고맙다고만 하고 선물은 이제 그만 받으래요.
엄마는 이웃이랑 잘 지내면 좋은 거라며 등산도 한 번은 가 보래요.
이 정도면 선을 그어도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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