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평생 시골에서 고추 농사 지으신 분이에요.
아빠 돌아가시고 혼자 밭 일구면서 사셨고 저희 삼남매는 다 도시로 나왔어요.
지난주에 엄마가 전화로 아무렇지 않게 그러시는 거예요.
나 아파트 하나 샀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땅 일부 팔고 그동안 모아둔 돈 합쳐서 수도권 신도시 소형 아파트를 계약하셨더라고요.
대출도 조금 끼셨고요.
이유를 여쭤보니 나이 들어서 병원 가까운 데 살고 싶고 너희 근처에 있고 싶다고.
저는 솔직히 좀 뭉클했어요.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리고 혼자 다 알아보셨다는 게요.
근데 큰오빠는 완전히 반대예요.
그 돈이면 시골집 고치고 편하게 사시지 왜 빚까지 지냐고.
이런 큰일을 왜 자식들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했냐고 화를 내더라고요.
오빠 말도 아주 틀린 건 아니에요.
엄마 연세에 대출이라니 불안한 거 맞고 혹시 일이 꼬이면 그 부담은 결국 자식들한테 올 수도 있으니까.
막내는 막내대로 나중에 그 집에 누가 들어가 사냐는 얘기까지 꺼내서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어요.
엄마는 서운하셨는지 내 돈으로 내가 산 건데 너희가 왜 그러냐고 하시고요.
저는 엄마 돈이니까 엄마 뜻대로 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오빠 말처럼 이런 일은 미리 가족이랑 얘기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다음 주에 다 같이 모이기로 했는데 어느 쪽에 서야 할지 모르겠어요.
부모님이 상의 없이 큰 결정을 하시면 자식은 그냥 따라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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