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건물 시설 관리 일을 하고 밤에는 돌아가며 대기 근무를 섭니다.
아무 일 없는 밤에는 대기실에서 쪽잠을 자기도 합니다.
지난 주말 동창 모임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한 친구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자면서 돈 받는 거면 완전 꿀 아니냐고 했습니다.
다들 따라 웃었고 저도 웃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오는 길에 기분이 계속 가라앉았습니다.
배관이 터지거나 경보가 울리면 새벽 세 시에도 바로 뛰어나가야 합니다. 그 긴장 때문에 쉬는 날에도 잠을 설칩니다.
그 친구는 사무직이라 그런 사정을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악의가 없었다는 것도 압니다. 평소에도 농담을 잘하는 친구입니다.
아내는 다음에 만나면 가볍게라도 말해 두라고 합니다.
저는 괜히 쪼잔해 보일까 싶어 망설여집니다. 다음 모임에서 또 같은 농담이 나오면 어떻게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농담으로 받고 넘겨야 했습니까 아니면 그 자리에서 말했어야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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