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넷이고 대학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회사 아직 다님
연애 오래 하다 결혼했고 큰 사고 없이 삼
주말엔 마트 가고 산책하고 가끔 부모님 댁 감
휴가는 매년 비슷한 바닷가로 감
한마디로 아무 일도 없는 삶임..
근데 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고 와서 기분이 이상함
한 명은 회사 그만두고 해외에서 몇 년 일하다 돌아왔고
한 명은 사업하다 망했다가 다시 일어섰음
또 한 명은 마흔 앞두고 전공이랑 상관없는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함
다들 무용담이 끝도 없는데 나는 할 얘기가 없었음..
내 차례 오니까 그냥 회사 잘 다닌다고 하고 끝남
집에 와서 와이프한테 내 인생 너무 심심한 거 아니냐고 했더니 웃음
그 얘기를 친구 하나한테 했더니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함
자기는 그 굴곡 겪을 때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고
빚 갚느라 몇 년을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평탄한 게 얼마나 운 좋은 건지 모르냐고..
맞는 말인 거 앎
근데 가끔 이대로 늙으면 돌아볼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아서 무서움
뭐라도 새로 해볼까 싶다가도 지금 가진 걸 흔들 용기는 또 없음..
와이프는 흔들지 말고 취미 하나를 진하게 파보라고 하는데 그게 답인지도 모르겠음
평탄한 삶이 최고인 거 맞음?
아니면 한 번쯤은 흔들어봐야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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