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부터 넷이 친한 모임이 있음.
다들 서른 중반이고 지금까지는 다 전세나 월세였음.
모이면 집주인 욕 하고 이사 걱정하는 게 단골 얘깃거리였음.
올해 초에 내가 대출 끼고 작은 집 하나 삼.
부모님 도움 조금 받았고 나머지는 거의 대출임.
그런데 아직 친구들한테 말을 못 함.
이유는 단순함. 분위기 깨질까 봐.
한 명은 최근 전세 계약 끝나서 이사 갈 데 찾느라 힘들어하고 있음.
집 보러 다닐 때마다 단톡방에 사진 올리고 한숨 쉬는 중임.
그 앞에서 나 집 샀다고 하면 자랑처럼 들릴 것 같음.
부모님 도움 받은 거까지 알면 더 그럴 거 같고.
근데 숨기는 것도 슬슬 불편함.
모임에서 이사 언제 하냐고 물어보면 대충 얼버무리는 중임.
지난번엔 집들이 얘기가 나왔는데 화제 돌리느라 진땀 뺌.
나중에 다른 데서 알게 되면 그게 더 서운할 것 같기도 함.
남편은 굳이 말할 필요 없다는 입장임.
집은 사생활이고 친구 사이라도 다 공개할 이유 없다고 함.
말하는 순간 친구들이 나를 대하는 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임.
반대로 회사 동기는 친구면 말하는 게 맞다고 함.
축하받을 일인데 왜 숨기냐는 거임.
둘 다 맞는 말 같아서 더 헷갈림.
어제도 모임 끝나고 집에 오는 길 내내 이 생각만 함.
친구들 사이에서 집 샀다는 거 다들 그냥 말함? 아니면 물어볼 때까지 가만히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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