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하나에 처음으로 제 명의로 된 집을 갖게 되었습니다.
열다섯 평 남짓한 오래된 아파트이고 대출이 절반이 넘습니다.
그래도 계약서에 도장 찍던 날은 한참 동안 손이 떨렸습니다.
이십 대 후반부터 월세와 전세로 여섯 번을 옮겨 다닌 끝이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뒤입니다.
회사 동기 단톡방에 이사 소식을 조금 흘렸더니 집들이 언제 하냐는 말이 매일 올라옵니다.
대학 친구들도 날짜만 잡으라고 하네요.
어떤 친구는 벌써 선물로 뭘 사갈지 정했다며 날짜를 재촉합니다.
마음은 고맙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가구도 다 못 들였고 대출 이자 생각에 한동안은 조용히 지내고 싶습니다.
사람들 불러서 음식 차리고 하면 한 달 생활비가 그냥 나갈 것 같아요.
동기 모임만 열 명이 넘고 친구들까지 하면 두세 번은 나눠서 해야 할 판입니다.
부모님은 집들이보다 대출부터 갚으라고 하셔서 마음이 더 갈립니다.
아내는 축하해주려는 사람들 마음도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한 번은 하자고 합니다.
안 하면 서운해할 사람도 있을 거라고요.
저는 형편 다 아는 친구들이니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아내 말도 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집들이 안 하는 사람도 많다던데 정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하게 되면 어느 정도로 해야 서로 부담이 없을지도 고민입니다.
여러분은 첫 집 마련하고 집들이 하셨습니까?
댓글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