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된 남동생이 이 년째 취업 준비 중입니다.
원하는 분야가 확실해서 그쪽 공고만 넣고 있습니다.
대학 때도 그 분야 동아리만 사 년을 한 아이예요.
서류는 꽤 붙는데 마지막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더라고요.
면접 끝나고 나오면 늘 저한테 먼저 문자를 보냅니다. 이번엔 진짜 될 것 같다고요.
그 문자 받을 때마다 저도 같이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부모님은 이제 지치셨습니다.
어머니는 밤마다 동생 방 불이 꺼졌는지 확인하신대요.
지난 주말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가 결국 한마디 하셨습니다.
아무 데나 일단 들어가서 경력부터 쌓으라고요.
동생은 아무 말 없이 밥만 먹다가 먼저 일어났어요.
나중에 저한테 전화해서 그러더라고요.
지금 아무 데나 가면 다시는 원하는 데 못 간다고.
누나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저는 대답을 못 했습니다.
저도 첫 회사는 그냥 붙은 데 들어갔다가 겨우 옮긴 사람이거든요.
그게 맞았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부모님 마음도 이해됩니다.
아버지는 내년에 퇴직하시고 동생 용돈도 아직 대주고 계시니까요.
동생 마음도 알아. 여기서 타협하면 지는 기분일 거야.
명절이 다가오는데 또 같은 얘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
누나로서 어느 쪽에 서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아무 말 안 하는 게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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