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에 드디어 계좌에 1억 찍었어.
사회초년생 때부터 월급 반 넘게 넣고 점심도 도시락 싸서 다녔거든.
기념으로 여친한테 말했더니 엄청 축하해주더라.
근데 그다음 말이 이제 좀 쓰면서 살자는 거야.
같이 여행도 제대로 못 가고 데이트도 맨날 집 근처라 서운했대.
틀린 말은 아니야. 내가 너무 아끼긴 했어.
여친 생일에 직접 만든 케이크로 때운 적도 있으니까.
여친은 그동안 불평 한 번 없이 맞춰줬어. 그래서 더 미안하긴 해.
차를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일 년에 한 번 해외여행 정도는 가자는 거래.
근데 나는 1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거든.
여기서 쓰기 시작하면 다시는 못 모을 것 같아.
여친은 숫자 말고 지금 우리 시간도 생각해 달래.
반반 타협하자니 기준도 애매하고.
1억 모은 다음에 다들 어떻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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