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팀으로 옮긴 지 반년 됐어요.
실적이 나쁜 편은 아닌데 팀장님이 자꾸 골프 얘기를 하세요. 큰 거래처 담당자들은 다 골프로 친해진다고요. 회사에서 레슨비 절반을 지원해줄 테니 이번 겨울에 배워두라고 하셨습니다. 말은 권유인데 회의 때마다 나오니 사실상 숙제 같아요.
솔직히 내키지 않아요. 평일엔 야근이 잦고 주말이 유일하게 쉬는 시간이에요. 아이도 이제 막 걷기 시작해서 주말엔 같이 있고 싶고요. 레슨비 절반이라도 장비랑 필드 비용까지 생각하면 부담도 큽니다. 새벽에 나가서 오후 늦게 들어오는 일정도 걱정이고요.
팀장님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 옆 팀 선배는 거래처 임원이랑 라운딩 몇 번 다니더니 계약을 두 건이나 따왔어요. 회식 자리에서 골프 얘기 나오면 저만 할 말이 없는 것도 사실이고. 지난달엔 거래처 미팅 끝나고 다음엔 필드에서 보자는 말을 들었는데 웃으면서 넘기긴 했지만 등에 땀이 났어요.
레슨만이라도 평일 저녁으로 잡아볼까 했는데 야근 때문에 그것도 장담을 못 하겠어요.
아내는 일 때문이면 배워보라고 하면서도 주말마다 나가면 육아는 누가 하냐고 해요. 둘 다 맞는 말이라 더 답이 없어요.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골프가 필수인지 모르겠어요. 제안서 잘 쓰고 약속 잘 지키는 걸로는 부족한 건가 싶기도 하고.
이런 건 커리어 생각해서 배우는 게 맞나요? 아니면 실력으로 버티는 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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