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휴대폰으로 뉴스 보다가 새벽 두 시를 넘기는 게 일상이 됐어.
아이는 둘이고 큰애가 이제 초등학생이야. 저출산 기사 보고 연금 기사 보고 집값 기사까지 보다 보면 얘네가 어른 될 때 이 나라가 버티고 있을까 싶어서 가슴이 답답해져.
그래서 지난달부터 조금씩 준비를 시작했어. 적금 일부를 외화로 바꿔 두고 애들 영어 학원도 하나 늘렸지. 남편한테는 나중에 기회 되면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것도 생각해보자고 했고.
친정 엄마는 내 얘기 듣더니 너 너무 예민하다고 하시더라. 근데 친구들 중엔 실제로 해외 취업 알아보는 집도 있어서 나만 유별난 건 아닌 것 같거든.
남편 반응은 딱 잘라서 '당신 너무 불안해하는 거야'였어.
남편 말은 이래. 뉴스는 원래 나쁜 얘기만 크게 한다. 어느 나라든 문제는 있고 거기 가면 우리는 외국인이다. 지금 직장 버리고 나가면 애들한테 더 큰 불안이 된다.
남편도 걱정이 없는 건 아니래. 다만 걱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가족 전체가 흔들린다는 거야.
듣고 보니 반박할 말이 없더라.
근데 나는 손 놓고 있는 게 더 무서워. 아무것도 안 했다가 십 년 뒤에 그때 뭐라도 해볼걸 하고 후회할까 봐.
남편은 내가 뉴스를 끊어야 한다고 하고 나는 남편이 너무 태평하다고 느끼고..
저녁 먹고 이 얘기만 나오면 둘 다 말이 없어져요.
걱정돼서 미리 준비하는 게 맞는 걸까 아니면 내가 불안을 키우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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