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소방관입니다.
이번 추석에 시댁 큰집에 갔다가 마음 상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식사 자리에서 뉴스 얘기가 나왔어요.
소방 인력이랑 장비를 늘린다는 이야기였는데 큰아버지가 혀를 차시더라고요.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 일은 덜 하고 달라는 건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남편 쪽을 보면서 너도 그 빨대 중 하나라고 웃으셨어요.
남편은 그냥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말이 계속 걸렸어요.
남편은 지난달에도 야간 출동 끝나고 아침에 들어와서 손이 떨린다고 한 사람입니다.
동료가 다친 날은 밥도 못 먹고 누워만 있었어요.
명절에도 당직 때문에 큰집에 못 간 해가 더 많았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촌들까지 같이 웃어서 저만 표정 관리를 못 했어요.
집에 오는 차에서 당신이 한마디 했어야 했다고 하니까
남편은 어른 말씀이고 큰아버지도 악의는 없으셨다고 합니다.
세금 아깝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명절에 언성 높여봤자 남는 게 없다고요.
그 말도 틀린 건 아니라서 더 답답했습니다.
큰아버지는 평생 작은 가게를 하시면서 세금 낼 때마다 속 쓰리셨던 분이에요.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남편 월급도 결국 세금에서 나오니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래도 가족 앞에서 그런 표현은 너무하지 않나 싶어요.
그 자리에서 제가 말씀드렸어야 했을까요?
아니면 남편 말대로 넘기는 게 맞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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