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올해 일흔다섯이다.
시골에서 혼자 지내시고 장 보러 갈 때도 병원 갈 때도 직접 운전하신다.
사고 한 번 없이 40년을 운전하셨다는 게 아버지 자랑이다.
지난 명절에 아버지 차를 같이 탔다. 큰 문제는 없었는데 좌회전 신호를 한 박자 늦게 보셨다.
주차할 때도 예전보다 몇 번 더 앞뒤로 움직이셨다.
그날 밤 형이 키를 반납하시라고 말을 꺼냈다.
아버지는 크게 화를 내셨다. 차 없으면 병원도 못 가는데 너희가 매번 태워줄 거냐고.
형 말도 맞다.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땐 늦는다.
아버지 말도 맞다. 버스가 하루 몇 대 없는 동네에서 차는 다리나 마찬가지다.
누나는 운전 검사라도 받아보시자고 했지만 아버지는 그것도 자존심 상해하셨다.
나는 중간에서 아무 말도 못 했다.
자식들이 어디까지 나서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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