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하나 직장인임. 남친이랑 3년 만났음.
다정하고 성실한 사람이고 나랑 싸워도 먼저 풀자고 하는 사람임.
문제는 지난달부터임. 남친이 내년 봄에 식 올리자고 얘기를 꺼냄.
그 말 듣는 순간 기쁜 게 아니라 숨이 턱 막혔음..
이유를 생각해봤음.
이제 막 팀에서 맡은 일이 많아졌고 내 시간도 겨우 생겼음. 결혼하면 이 생활이 다 바뀔 것 같아서 겁남.
남친 집은 명절마다 다 모이는 분위기라 그것도 부담임.
남친 쪽 사정도 이해는 감. 남친은 서른다섯이고 부모님 연세가 있으셔서 빨리 자리 잡고 싶어 함.
집도 같이 알아보자고 하는데 고마워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자꾸 도망치고 싶음.
친구한테 말하니 그건 남자가 별로라는 신호라고 함. 진짜 좋으면 그런 생각 안 든다고.
근데 다른 친구는 결혼 앞두고 다 그런다고 함 ㅋㅋ 본인도 식장 잡고 도망가고 싶었다고.
남친한테 솔직하게 말했더니 서운한 티를 냄. 자기는 확신이 있는데 나는 아니냐고.
확신이 없는 건 남친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음..
1년만 더 연애하고 다시 얘기하자고 해볼까 싶은데 그게 거절로 들릴까 봐 그것도 겁남.
결혼하자는 말에 부담부터 느껴지면 그 사람이 아닌 걸까 아니면 아직 준비가 안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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