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 주식 고수로 유명한 선배 있음.
점심 먹을 때마다 업종 사이클 얘기함. 휴대폰으로 차트 보여주면서 이번엔 진짜 꺾인다고.
나는 몇 년째 한 업종에 묵혀둔 주식이 꽤 있었음. 수익률 30퍼 정도.
선배가 그 업종은 이제 공급 과잉이라 곧 크게 빠진다고 몇 주를 얘기함.
솔직히 처음엔 흘려들었음. 근데 매일 들으니까 불안해짐.
밤에 자기 전에 계좌 열어보는 횟수가 늘어남.
선배는 회사에서도 일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이라 더 믿었던 것도 있음.
결국 지난달에 전부 팔았음. 수익은 챙겼으니 괜찮다고 생각했음.
그런데 판 다음 주부터 계속 오름. 지금은 판 가격보다 20퍼 넘게 올라 있음.
선배한테 웃으면서 '선배 때문에 못 먹었다' 했더니 선배 표정이 굳음.
본인은 자기 생각 말한 거고 판 건 내 결정이라고 함.
맞는 말임. 매도 버튼 누른 건 나니까.
근데 매일같이 확신에 차서 말한 사람한테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음.
팀 동기는 투자 얘기는 원래 반만 듣는 거라고 함. 다른 동기는 선배가 그렇게 말할 거면 책임감도 좀 가져야 한다고 함.
선배는 그 뒤로 점심때 주식 얘기 아예 안 함. 분위기가 묘하게 어색해짐.
내가 웃으면서 던진 말이 선 넘은 거였나 싶기도 함.
남 말 듣고 팔아서 놓친 수익 원망해도 되는 거임? 아니면 그냥 내 탓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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