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아들이 어젯밤 갑자기 짐을 쌌어
수능까지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집에서는 숨이 막혀서 공부가 안 된다고 하더라. 친구네 집에서 며칠만 지내겠다는 거야. 그 집 부모님도 괜찮다고 했대
남편은 펄쩍 뛰었어. 이 중요한 시기에 남의 집이 웬 말이냐고. 도망치는 버릇 들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더라
근데 나는 아이 얼굴 보니까 마음이 약해져. 생각해보면 우리가 성적 얘기만 했던 것 같거든. 저녁 먹을 때도 모의고사 점수 얘기뿐이었고
애가 그걸 다 견디고 있었구나 싶었어
그렇다고 덜컥 보내자니 그 집에도 민폐고 아이가 거기서 공부를 할지도 모르겠고
남편 말도 틀린 건 아니라서 밤새 잠을 못 잤어
오늘 아침까지 결론을 못 냈어. 아이는 방문 닫고 안 나오고
너네라면 수험생 아이 보내줄 거야 아니면 붙잡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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