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폰이 충전기에 꽂혀 있길래 알람 꺼주려다 화면 사용 시간 기록을 봤어.
하루 평균 네 시간 넘게 웹소설 앱. 새벽 한두 시까지 쓴 날이 수두룩함. 결제 내역도 한 달에 몇만 원씩 꾸준히 나가 있었음.
문제는 이 사람이 매일 피곤하다는 거야. 애 재우는 건 늘 내 차지고 주말에도 낮잠 자느라 바쁨. 같이 산책 가자고 하면 너무 지쳤대. 지난주엔 애가 열이 나서 밤새 내가 안고 있었는데 남편은 옆방에서 이어폰 끼고 있더라.
그래서 그날 저녁에 물어봤어. 새벽까지 소설 읽을 힘은 있으면서 애 볼 힘은 없냐고.
남편은 내가 폰 기록 몰래 본 거부터 화를 냈어. 자기 사생활 뒤진 거라고. 그리고 웹소설은 회사 스트레스 푸는 유일한 취미라고 함. 술 마시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게임에 큰돈 쓰는 것도 아닌데 그것까지 뭐라고 하냐는 거지.
듣고 보니 몰래 본 건 내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함. 근데 잠을 깎아서 읽고 그 피곤함을 집에서 다 푸는 건 또 다른 얘기잖아..
남편 입장도 생각해보긴 했어. 하루 종일 회사에서 시달리고 와서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그 새벽뿐이라는 거. 나도 육아휴직 전엔 퇴근하고 드라마 몰아보면서 버텼으니까 그 마음을 모르진 않아.
친구는 둘 다 반씩 잘못했대. 나는 아직도 내가 더 억울한데.
폰 기록 본 거랑 새벽까지 앱 붙잡고 있는 거 중에 뭐가 더 문제라고 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