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 지 1년 된 아파트에 입주민 단톡방이 있습니다.
평소엔 분리수거 공지나 택배 분실 글이 올라오는 조용한 방입니다.
세대 절반 정도가 들어와 있는 걸로 압니다.
지난주 저녁 지하 주차장 문제로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밤마다 통로에 이중 주차를 하는 차가 많아서 아침마다 차를 빼기가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건의해서 이중 주차 구역을 정해두면 어떻겠냐고 썼습니다.
출근 시간마다 남의 차를 밀고 빼느라 지각할 뻔한 게 이번 달만 세 번입니다.
10분 만에 답글이 수십 개 달렸습니다.
세대당 차가 두 대인 집은 어쩌라는 거냐는 분이 계셨습니다.
늦게 퇴근하는 사람 사정도 생각하라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 글 말투가 가르치려 든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몇몇 분은 개인 메시지로 동의한다고 보내셨지만 단톡방에서는 아무도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은 휴대폰 알림을 꺼두고 잤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제 글에 좀 단정적인 표현이 있긴 했습니다.
불편한 걸 참다가 쓴 글이라 날이 서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공용 공간 문제를 말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내는 그냥 단톡방을 나가라고 합니다.
이미 말이 나온 이상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것도 불편해질 거라는 이유입니다.
저는 사과 글을 올리고 다시 정중하게 제안해 볼까 고민 중입니다.
이럴 때 사과부터 하는 게 맞습니까 아니면 그냥 두는 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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