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어령 전 장관과의 대담에 이어 오늘은 이헌재 전 경제 부총리과의 대담이다.
그는 성장이 전제되지 않는 경제 정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 주장한다. 이때 과거에는 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 정책이 공동체 전체에 이익을 준다는 믿음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부가 일부 특권층에게만 재분배되고 있으며, 따라서 성장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주문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는 ‘사회를 제 1계급과 2계급으로 나누는’ 발상이라며 우려는 표하는 한편 기득권에 의한 장벽을 치우는 게 먼저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접근이 있었는데, 기득권에도 큰 기득권과 작은 기득권이 있다는 것이다. 큰 기득권이란 재벌로 대표되는 대기업들로서, 이들은 대중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양보할 여지가 있으나 정규직, 공무원 연금과 같은 작은 기득권은 오히려 기득권은 양보하지 않으려 들 것이라 주장한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확보하려면 사회적 기득권을 생산적으로 대체하는 게 필요하다는데 과연 그 구체적 방법은 무엇일까.
이후 4차 혁명을 앞둔 우리의 자세,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경쟁력 확보, 그리고 퍼지티브 섬을 위한 우리의 각성을 요구하며 인터뷰는 끝을 맺는다. 이러한 종류의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나는 대한민국이 늘 어느 한계에 갇혀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부 주도의 강력한 수출 중심 전략과 안정적인 대기업의 위주의 투자, 그리고 국민의 희생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었으나 ‘그 이상’으로 나가기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기득권을 넘어, 경제민주화를 넘어, 성장 일변도의 정책을 넘어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앞으로의 길은 그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데 있을 것이고, 나도 그 길에 뒤에서나마 따르고 싶다.